올해 첫 분기 서울의 부동산 시장에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30 대 연령층이 집을 구매하기 위해 증여나 상속으로 들어온 자금을 비롯하여 금융 자산인 주식이나 채권을 매각하는 대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소득만으로 주택 시장에 진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실수요자층인 30 대가 가족의 경제적 지원을 받거나 보유했던 투자 자산을 처분하여 부족한 자금을 메우는 모습이 관련 통계 자료에서 명확하게 확인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로부터 받은 서울 주택 매수 자금 조달 계획 집계 자료를 분석해 보면 올해 1 분기 동안 서울에서 집 구매에 활용된 증여 및 상속 자금이 총 2 조 1 천 813 억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 자금 조달 계획서는 집을 구매할 때 자금 출처를 명시해야 하는 필수 서류로, 규제 지역에서는 모든 주택 거래가 이 서류 제출 대상이며 비규제 지역에서도 6 억 원 이상 거래 시 계약일로부터 30 일 이내에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서울을 포함한 규제 지역은 2020 년 10 월 27 일부터 이 제출 의무가 공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자금 조달 흐름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30 대가 서울 주택 매수에 쓴 증여 및 상속 자금 규모가 전체의 절반 수준인 1 조 915 억 원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이어지는 연령대별 금액은 40 대가 5 천 265 억 원, 50 대가 2 천 299 억 원, 60 대 이상이 2 천 278 억 원, 20 대가 1 천 33 억 원, 그리고 20 대 미만이 22 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30 대의 자금 비중은 2023 년 34.8 퍼센트에서 2024 년 40.9 퍼센트로 상승한 뒤 작년에는 43.5 퍼센트까지 확대되었으며, 올해 1 분기를 살펴보면 이 비율이 무려 50 퍼센트를 넘어섰다. 서울 주택 구입에 동원된 증여 및 상속 자금 총액 역시 2023 년 1 조 7 천 451 억 원에서 2024 년 3 조 3 천 257 억 원으로 급증하여 지난해에는 6 조 5 천 779 억 원에 이르러 연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불과 3 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규모의 약 3 분의 1 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것이다.

주식이나 채권, 가상화폐 등 투자 자산을 팔아 마련한 주택 매수 자금에서도 30 대의 존재감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 분기 30 대가 이러한 방식으로 조달한 자금은 7 천 211 억 원으로 40 대의 5 천 855 억 원과 50 대의 4 천 640 억 원을 모두 웃돌았다. 과거에는 자산 축적이 상대적으로 많은 40 대가 이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왔는데 실제로 2020 년부터 작년까지는 매년 40 대가 주식 및 채권 매각 자금 규모에서 가장 앞섰다. 작년에도 40 대가 1 조 9 천 151 억 원, 30 대가 1 조 7 천 452 억 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2 월 10 일부터 자금 조달 계획 신고 항목에 주식과 채권 매각 대금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매각 대금까지 포함되면서 30 대의 실제 자금 동원력이 더 뚜렷하게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변화의 배경으로 서울 집값 상승과 금융 규제 강화 등을 함께 꼽고 있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초기 자금 부담이 커졌고, 대출 한도는 규제로 묶여 있어 젊은 실수요자들이 부모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거나 보유하던 투자 자산을 처분해 매수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 주택 시장 진입 장벽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서울 집값 수준과 대출 규제 강도, 그리고 가상화폐를 포함한 위험 자산 시장의 수익 여건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