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붕괴된 암호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주요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미국 송환 가능성이 다시 불투명해졌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5일 권도형의 항소를 받아들여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미국 인도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다시 1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권도형의 미국 송환 여부는 다시 한 번 미지수가 되었다.
앞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달 20일 권도형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었다. 그러나 권도형의 변호인은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인도하는 것이 법적으로 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법원은 고등법원이 형사소송 절차에 중대한 위반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이 미국과 한국의 인도 요청 접수 순서에 대한 분석과 이유 제시가 부족하다"며 "전자 메일을 통한 인도 요청 처리 방식과 미국의 임시 구금 요청을 인도 요청으로 잘못 해석한 점에서 중대한 형사 절차 규정 위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항소법원에 따르면, 한국 법무부는 2023년 3월 24일 영어로, 이후 3월 26일에는 몬테네그로어로 인도 요청을 이메일로 전송했다. 반면, 미국은 3월 27일에 임시 구금을 요청하는 노트를 몬테네그로 외무부에 제출했으며, 한국 대사관은 3월 28일에 인도 요청을 수반하는 노트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고등법원이 미국의 임시 구금 요청을 인도 요청으로 잘못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항소법원의 결정으로 권도형의 미국 송환 절차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1심 재판부가 항소법원의 판단에 따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만약 1심 재판부가 다시 미국 송환을 결정한다면, 권도형의 변호인은 다시 항소할 가능성이 있다.
테라·루나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권도형의 미국 송환이 지연되는 것에 실망감을 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도형의 변호인들은 한국으로의 인도가 더욱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도형의 미국 송환 여부가 언제 결정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복잡한 법적 절차와 정치적 고려 사항이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항소법원의 결정은 권도형의 미국 송환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