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화 공급량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금, 암호화폐, 산업용 금속을 비롯한 미국 자산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이례적인 추세가 관찰되고 있다. 이는 과도한 통화 공급량 증가가 자산 가격 상승에 유리하다는 전통적인 상관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Gavekal 리서치 전략가들은 통화 이외의 요인이 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주식은 기업 수익을 끌어올리는 인공지능의 발전과 같은 요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Nvidia)가 AI 덕분에 예상치 못한 수익을 올린 것이 이러한 추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는 달리, 지금의 미국 기술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과는 달리 과도한 자본 지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 가격도 2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느슨한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들, 매력적이지 않은 부동산 시장, 미국 달러 기반 자산으로부터 다각화하려는 지정학적 동기 등이 금 수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산업용 금속 역시 AI 데이터 센터의 성장과 글로벌 전력망을 강화해야 하는 욕구로 인해 수요가 늘고 있다. 암호화폐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일부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기반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규제 승인이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도입된 금 ETF가 소매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여 금 가격을 끌어올린 것과 유사한 효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Gavekal 전략가들은 "최근 몇 달간 RRP(역할매매거래) 유출이 가라앉았는데, 이는 일시적인 균형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며 미국 통화 공급량과 시장 역학에서 거시적 요인 역시 작동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만약 그랬다면, 시장에 긍정적인 유동성을 제공하는 이러한 요인이 끝날 수도 있다. RRP 유출이 다시 시작된다고 해도 유출 가능한 금액은 4,960억 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장은 연준이 다음 달부터 양적긴축 속도를 줄이면서 미국 통화정책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통화 공급량이 다시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자산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이 약화되면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최근 며칠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실제로, 최근에는 엔비디아 주가와 이더리움 화폐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하락했고, 이것이 이미 시작되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