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30년대 초반, 음식점은 메뉴에 책 제목과 캐릭터를 끌어내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선보였다. 아워홈이 운영하는 뷔페 브랜드 ‘테이크(TAKE)’에서는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서 영감을 얻은 ‘클램차우더’와, 아베 야로의 만화 “심야식당”에 등장한 ‘소시지 나폴리탄’, 테라사·다이스케가 그린 ‘미스터 초밥왕’ 등을 메뉴판에 올려 식탁에서 한 번역을 펼쳤다. 이처럼 문학 속 요리를 실제 레스토랑에 재해석함으로 ‘텍스트힙(Text Hip)’이라 일컬하는 문화적 경험이 소비 시장의 주방이 되고 있다.
테이크는 매장 좌석에 ‘도쿄’, ‘서울’ 등 세계 도시 명칭을 적힌 표지판을 배치해 한 번역을 마친다. 130여 종의 다국적 메뉴를 기본으로 제공하면서, 미국식 바비큐, 타코, 태국식 똠얌꿍 등 다양한 음식을 한 자리에서 탐방할 수 있는 콘셉트를 제시한다. 평일 런치는 2만3900원, 디너는 2만9900원으로 가성비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텍스트힙’의 이색 콘텐츠가 매장을 끌어내고 있다. 현재 테이크 종각 1호점은 한 주에 20팀 이상의 대기 행렬이 이어져 8월 말 기준 방문객 9만 명을 돌파했다.
아워홈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와 강북구 미아사거리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해가며, ‘테이크 북클럽’이라는 팝업 테이블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문학과 외식업계의 경계 허물기는 더 커져 가고 있다. GS25는 민음사와 협업한 ‘문학빵’ 4종(오만·편견·사랑)을 출시하여 일주일 만에 20만 개를 팔려나가며 편의점 빵류 매출 1~4위를 기록했다.
산업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젊은 세대에게 가장 신선하고 세련된 문화 콘텐츠”라 평가하며, 문학이 주방을 뜨는 ‘텍스트힙’이 외식업계가 놓칠 수 없는 강력한 팬덤 비즈니스로 부상한다는 전망을 내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