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국제 유가 상승과 미국 증시 약세에 따라 8만1천달러 이하로 하락했다. 7개월간 최고치를 기록한 유가가 다시 조정되면서 시장은 비트코인의 주요 기술적 저항선인 5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오전 8시10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0.85% 하락한 1억760만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0.30% 내린 8만31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0.36% 하락한 2335.29달러, 엑스알피는 0.36% 오른 1.3달러에 거래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 약 1559만달러(약 206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약 56.2%는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약 9623만달러(1347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비트코인 하락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 기술주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3일 미국 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이란 공격 재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 유(WTI)는 배럴당 102달러를 넘어 9월 1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도 약 3% 상승한 배럴당 116달러에 도달하며 지난 3월1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26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는 1% 넘게 내린 배럴당 115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으며 WTI도 1.5% 하락한 101.71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나스닥100지수 선물과 S&P500지수 선물은 각각 0.6%, 0.4% 상승하며 반등을 시도했다.

유가가 하락했지만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 여부나 군사 공격 재개를 결정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11월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군사적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이번 주 예정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도 시장의 관심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9월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주보다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11월 중순까지 위험자산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식과 미국 국채금리, 달러 가치가 동반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50일 이동평균선 회복 여부가 단기 가격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 머티리얼인디케이터스의 공동창업자 키스 앨런은 지난 23일 비트코인이 50일 단순이동평균선(SMA)인 8만1781달러 아래로 내려온 점에 주목했다. 앨런은 “이날 종가까지 해당 가격대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7만8000~8만달러 구간의 지지선을 다시 시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8만~8만1500달러 구간은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가 집중된 가격대로 분석된다. 비트코인이 해당 구간을 이탈할 경우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