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사모펀드·인프라에 이르기 인공지능(AI) 투자 급증이 글로벌 연기금과 국부펀드의 고민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기업들이 서로 다른 자산에 AI를 투입해 위험을 나눴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다수 자산이 하나의 A I라는 핵심적 위험 요인에 묶여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져 가고 있다.
최근 뉴욕시 퇴직연금(NYCRS)은 3270억달러를 운용하는 가운데 A I 관련 기업 비중이 높은 사모펀드 투자를 거절했다. 이 결정은 기존 포트폴리오에 이미 포함된 AI 위험을 광범위하게 인식한 결과이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언제 충분하고 언제 지나친 수준인지 알 수 없다”라며 A I 투자 비중을 추가로 늘리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연기금과 대학기금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며,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의 절반 가까이가 AI와 관련됐고 벤처캐피털 투자금의 87%가 A I 분야에 몰렸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인프라 투자 역시 A I와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기업 간 연결도 복잡해져, AI 기업이 다른 AI 기업에 투자를 하거나 제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순환 금융’이 늘고 있어 한 기업의 실적이나 투자가 꺾이면 공급업체와 고객사, 투자기업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연기금들은 A I 위험을 별도로 측정하기 시작했다. 940억달러 규모의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직원퇴직연금(LACERA)은 전체 투자자산의 AI 노출도를 분석해 8~19%가 AI와 관련된 것으로 추산했다. 기존 방식 대신 포트폴리오 전체를 한꺼번에 살피는 ‘총포트폴리오 접근법(TPA)’도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기관투자들은 A I 투자를 줄이는 데도 부담을 느끼며, 최근 2년간 AI 관련 주식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글로벌 AI 관련 주식 지수는 이 기간에 연평균 11%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A I 비중을 지나치게 낮추면 오히려 시장 수익률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는 셈이다.
종합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곳곳에 숨어 있는 AI 위험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관리하는지가 핵심적 과제이며, A I가 주식뿐 아니라 신용시장 성과에도 깊숙히 연결돼 있어 기존 분산투자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