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시장은 2024년 약 170조원에서 2030년에는 120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38%의 급성장을 의미하며, AI 서비스 확대와 함께 데이터센터 투자 및 연산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지난해 기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점유율이 78.2%에 달하며, 구글·AMD·인텔·화웨이를 순위로 뒤따라 내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학습과 추론 모두에서 폭넓게 활용되는 범용 제품이지만, 높은 가격 및 전력 소비가 AI 인프라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대규모 학습뿐 아니라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도 추론 비용 절감이 중요해지고 있다.
연구소는 이러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학습보다 추론 비중이 커질수록 특정 작업에 맞춰 설계된 저전력·저비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앞세워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NPU는 AI 연산, 특히 추론 작업에 특화한 반도체이며, 범용 GPU보다 전력 효율과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이와 같은 두 회사는 설계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지만, 제품 성능만으로 승부가 어렵다. 데이터센터 고객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제품을 검증한 사례, 개발자 생태계, 소프트웨어 호환성, 대규모 공급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는 점을 주의한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이 선도 기업과 자본력·상용화 경험·생태계 측면에서 3년 이상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국산 AI 반도체를 도입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제공해 초기 도입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공공·민간 데이터센터에서 실증과 레퍼런스를 쌓도록 지원해야 해외 수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취지다.
특히 중동 시장에서는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와 고가 GPU 투자 부담, 전력·부지 제약 등을 이유로 대안을 모색하는 국가와 기업이 많아 보인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국내 기업이 후발주자의 기회를 활용해 성공을 거두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