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디지털자산 정책이 완화되면서 전통 금융기관들이 토큰화된 자금에 참여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해킹과 자금세탁 등 보안·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기관 자본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정책 기조가 바뀔 경우 디지털자산 시장의 관심이 다시 아시아로 향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록미디어 임경미 인턴 기자는 ‘블록페스타 2026’에서 공동창립자 겸 파트너와 김성호 해시드 공동창립자가 전통 금융기관의 온체인 참여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코 파트너는 “크립토로 간다고 하자 골드만 동료 절반은 웃었고, 나머지 절반은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코 파트너는 “금융기관에 정말 달라진 것은 기술이 아니다”라며 “기술은 5~6년 전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법과 클래리티법이 제정됐으나, 시장구조법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규제 윤곽이 잡히면서 기관이 참여하기 쉬워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50명 넘는 디지털자산팀을 만들었지만, 규제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차액결제 선도거래(NDF)와 토큰화 정도만 할 수 있고 토큰을 직접 다루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토큰화 상품에 대한 접근성은 이미 대형 크립토 보유 기관이 많아 두고, 전통 금융기관들은 대부분의 상품에 이미 접근할 수 있다. 코 파트너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이런 상품에 접근하려는 것은 크립토 자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3000억달러 규모가 커졌지만, 디파이에서 자산 배분과 위험 관리를 맡는 큐레이터의 운용자금은 그 규모의 약 3%에 그친다며 확장을 막는 요인을 물었다. 보안 리스크를 기관 자본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았다.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 헤드라인만으로도 벌 수 있는 수익보다 피해가 훨씬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신원이 불분명하거나 제재 대상인 지갑과 같은 풀을 쓰면 자산이 섞이는 문제도 있어, 기관 자금을 분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 파트너는 인공지능(AI)이 이상 신호를 먼저 포착해 자금을 빼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의 규제 속도를 비교한 결과, 홍콩이 거래소인 가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인가에 이어 브로커·커스터디, 자산운용사 순으로 규제를 넓히고 있다며 싱가포르보다 빠르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부정적이진 않지만 매우 느리다”라며, 한국은 여전히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기다리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중간선거도 변수로 꼽혔다. 선거 이후 규제가 되돌려질 수 있고, 그 경우 미국이 느려지면서 관심이 아시아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클래리티법은 지난달 15일 상원에서 심의 진행을 위한 절차 표결을 통과하지 못했다. 코 파트너는 “미국이 계속 규제 완화, 기관 자본 유입 가속”이라며, 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이 재편성할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