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08시05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날 오전 9시 대비 2.00% 하락한 1억1365만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2.73% 내린 8만3189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4.75% 하락한 2569.22달러, 엑스알피(XRP)는 5.43% 내린 1.42달러에 거래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 약 1억8617만달러(약 2496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약 93.8%는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약 7억1312만달러(약 9984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번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긴축 기조가 꼽힌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이 증가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강세로 이어지며 위험자산에 부담을 줬다. 7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경계감이 확인됐다. 연준 위원 19명 전원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찬성했으며, 다수 위원은 물가 상승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연 3.75~4.00%로 높아졌다. 지난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긴축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하면서 비트코인은 최근 2주간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관 수요를 보여주는 현물 ETF 자금 유입은 지난달 말부터 크게 둔화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9월 한 달간 약 26억달러가 순유입됐다. 특히 9월21일 하루에만 약 9억9900만달러가 유입됐으며, 25일까지 한 주간 순유입액은 약 23억9000만달러로 월간 순유입액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주 순유입액은 2억4100만달러로 줄어 9월25일까지 일주일간 유입된 금액의 약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번 주에도 7일까지 누적 순유입액이 2800만달러에 머물며 매수세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올리버 카딩 테서랙트그룹 마케팅 책임자는 “현재 가격 흐름은 지난 9월 상승세를 이끌었던 ETF 매수 수요가 거시경제적 압박을 상쇄할 만큼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러 거래일에 걸쳐 하루 약 3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ETF로 유입된다면 기관 수요가 돌아오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틴 리 DWF랩스 콘텐츠·데이터 인사이트 책임자는 단기적인 자금 유출입보다 일정 기간 누적된 규모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190거래일 중 93일(48%)은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는 12억달러가 순유입됐다”며 “하루 단위의 유출입보다는 주간·월간 자금 흐름의 규모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가격 하락에도 장기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매수는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폴 하워드 윈센트 수석이사는 “투자자들이 가격 약세를 활용해 물량을 모으고 기관 투자자들과 함께 분할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시장 참여자가 여전히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최근 횡보 구간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ETF 자금 유입이 얼마나 회복되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