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은행 5곳은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상반기를 보낸 뒤 금리 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투자·트레이딩 사업이 둔화될 우려가 커지고, 시가총액이 여름철 고점 대비 약 2700억 달러(≈3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번 주 발표될 3분기 실적은 은행업종의 향후 흐름을 가늠할 분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10일 현지시각에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시티그룹이 오는 13일, 뱅크오브아메리카·모건스탠리가 14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순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모건스탠리를 제외한 대부분 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은행주 투자심리 악화… 기관투자 기대 82%에서 35%로
미국 대형은행 시가총액이 여름철 고점 대비 2700억 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을 포함해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약 14%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UBS 애널리스트는 최근 은행주가 시장 대비 부진한 주요 원인으로 장기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지목했다. 트루이스트증권이 이달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은행주가 전체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기관투자자가 35%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82%, 올해 7월 68%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금리 상승은 초기에는 은행의 대출 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예금 금리와 자금 조달 비용도 함께 높아지면서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채권 보유 자산의 가치 하락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 증가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맥쿼리 전략가들은 최근 50년 동안 발생한 주요 금융시장 충격 가운데 상당수가 장기 국채금리의 급격한 변동 직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브렌던 코플린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 사장은 현재 시장 상황 자체보다 앞으로 나타날 위험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자은행 수익 둔화 우려… AI 금융 수요는 지속
3분기 실적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지표는 트레이딩 수익이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주요 은행 경영진은 지난달 봄철에 나타났던 활발한 거래와 비교해 시장 활동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채권 등 고정수익 부문의 거래 감소가 예상된다.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시장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스마트링 제조업체 오우라(Oura)는 시장 상황을 이유로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퍼머스그리드(Firmus Grid)도 투자자들이 기업가치 평가에 반발하면서 이번 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글로벌 M&A 거래 발표도 3분기에 뚜렷하게 둔화됐다.

다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은 투자은행에 새로운 수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기예르모 바이괄 시티그룹 글로벌 M&A 공동대표는 야후파이낸스에 “금리 환경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 이사회에서 M&A 논의가 둔화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출 사업에서는 예금 확보 경쟁이 핵심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은행들은 고객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코플린 사장은 “대출 증가 기회를 찾는 것보다 예금 증가 기회를 찾는 일이 더 어렵다”며 자금 조달을 위한 예금 경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이 3분기 순이익 자체보다 높은 금리가 향후 트레이딩과 투자은행 사업, 대출 마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