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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범죄가 새로운 물결을 찾았다. 2023년 말부터 인공지능과 가상자산이 결합한 ‘사기 플랫폼’이 전 세계로 번지는 현상이 보고됐다. 과거 동남아시아 중심의 대규모 조직은 AI 도구와 디지털 자산 거래를 활용해 소규모 형태로 분산하고, 범죄 수법을 제작하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추적·해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각) 글로벌 반사기연합(GASA)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에서 42개국이 사기 피해액으로 442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코카인 거래 시장의 일부 가치를 넘어서는 규모이며, AI가 주도한 피싱과 가짜 투자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범죄 조직은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유럽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어지고 있다.

온라인 사기 시장에서는 개인정보와 가짜 계정, 피싱 웹사이트, AI 딥페이크 소프트웨어, 자금세탁 서비스가 거래되고 있다. 사이버보안 연구진은 월 500달러에 범죄 도구를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가 존재하며, 이메일 주소 1만개에 메시지를 보내는 서비스는 1달러에 이용 가능하다고 파악했다. 기본적인 피싱 서비스는 100달러 미만에도 제공된다. 대표적 사례로 중국어 기반 ‘신비 개런티(Xinbi Guarantee)’ 플랫폼이 미국 당국이 지난달 텔레그램 채널과 디지털자산 지갑을 압수하기 전까지 약 24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추적한 거래에서는 개인정보 판매업자에게 834달러, AI·딥페이크 소프트웨어 판매업자에게 9150달러를 송금한 사례가 확인되었다. 범죄 조직은 별도의 기술 개발 없이도 투자 사기와 신원 사칭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제로폭스(ZeroFox)가 분석한 9개 개발 플랫폼 및 AI 앱 제작 서비스에서 무료 요금제 피싱 페이지가 2년 동안 4배 이상 증가해 1만600개에 달했다. AI 코드 생성 도구를 이용하면 은행 로그인 화면을 모방한 웹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범죄 조직의 활동 지역은 달라지고 있다. 지난 7월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아파트 18층에서 가짜 투자 사기를 운영한 혐의로 중국 국적자 약 20명이 체포됐다. 현지 수사당국은 이들이 중국과 홍콩, 말레이시아의 계좌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폴에 따르면 온라인 사기 조직에 인신매매된 피해자들의 국적은 89개로, 2023년 초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캄보디아 정부는 대규모 단속으로 불법 사기 조직의 95%를 근절했다고 주장했으나, 범죄 감시 전문가들은 이 수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조직은 호텔 객실과 아파트, 차량 등으로 거점을 옮겨 활동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부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 사기 광고 6500만개를 삭제했고, 1600만개 계정도 차단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국제 공조 작전에서 메타가 140만 개의 페이지·계정·그룹을 정지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약 2만 개의 계정을 정지했으며 태국 당국이 63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범죄 조직은 계정과 웹사이트, 디지털자산 지갑을 단시간에 교체할 수 있어 단속 효과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