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8시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날 오전 9시 대비 1.56% 하락한 1억1159만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도 동일 시각 2.15% 내린 8만1850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더리움(ETH)은 3.28% 하락해 2450.72달러, 엑스알피(XRP)는 4.61% 내린 1.34달러에 거래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관련 포지션 약 1억659만 달러(≈1424억원)가 청산됐으며, 그 중 86.3%가 가격 상승을 예상한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의 청산 규모는 약 4억8503만달러(≈6790억원)에 달했다.

비트코인 하락은 미국 기술주 약세에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100 지수는 0.7% 하락했으며, 반도체 관련 지수가 2.7% 떨어지면서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데이터 저장 용량을 높이는 설계 기술에서 진전을 이뤘했다고 발표한 것이 주 하락 배경으로 꼽힌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3.9% 하락했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도 4% 떨어졌으며, 샌디스크 역시 6% 급락했다.

디지털자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토큰화 기업 시큐리타이즈(Securitize)는 낙폭을 확대하며 14% 하락했고,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비트디어, 사이퍼마이닝, 테라울프, 하이브디지털) 등)은 주가를 3~4% 가량 떨어졌다. 이들은 최근 채굴 외에도 인공지능(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반도체주 포함한 기술주의 약세가 채굴 기업들의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브렌트유는 12일 1.8% 상승했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일 아시아 시장 초반 0.5% 하락한 배럴당 93.25달러를 기록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스티븐 헤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내년 2분기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정학적 위험과 원유 공급 차질을 장기화하며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언급했다.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14일 발표되는 CPI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0월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주요 지표로 꼽힌다.

이상황에서 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경우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 역시 미국 기술주 흐름과 물가 지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