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2024년 초반에 발생한 이란 전쟁은 바로 그 뒤를 잇는 호르무즈 해협 차질을 야기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은 완전 봉쇄보다는 대신, 부분 복구와 고비용 지속의 흐름으로 변모하였다. 이로 인해 유가 운송, 재고 소진, 비걸프 생산이 급격 변화했으나, 초기 충격 이후에는 물가와 재정 안정성에 큰 영향이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2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 전후 원유 및 석유제품 흐름이 하루 약 2100만 배럴로, 세계 석유 소비의 21%를 차지한다고 발표하였다. 액화천연가스(LNG) 역시 이 협을 통과하여 하루 약 500만 배럴 정도의 운송량이 감소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 수입국인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은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도가 높아 물가와 에너지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15일 블로그에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닫으며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와 정제유 흐름을 끊했다고 분석했다. 초기 급등 후 원유 가격은 배럴당 90~100달러 범위에 머물렀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회 송유 및 아랍에미리트의 푸자이라 항만 활용, 비걸프 지역 생산 증가가 전 세계 재고 소진을 완전적으로 압박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핵심 해상 통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산유국의 수출 물량이 좁은 항로를 지나며, 해협 통행이 흔들리면 원유 뿐 아니라 정제유와 LNG 운송 일정도 함께 압박을 받는다. 이로 인해 수입국은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추산에 따르면 6개월 동안 추가로 부담한 비용이 약 3300억 달러(약 456조원)로 나타났다. 전쟁 충격이 지정학 충돌을 넘어 재정 안정성 문제로 번졌다는 시사이다.
8월 말 시장 가격은 통제 불능의 급등과는 거리가 있었다. 마켓워치는 28일 전월물 브렌트유가 주간 5.7% 하락한 배럴당 88.22달러, 뉴욕상업거래소 원유가 5.0% 내린 배럴당 83.18달러를 기록했다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란 전쟁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가격은 봉쇄 공포보다 부분 복구와 협상 변수를 함께 반영하였다.
시장은 엇갈렸다. 일부 전략가들은 추가 공급 차질 가능성을 경고했고, 배런스는 페르시아만 수출이 전쟁 전의 약 80%까지 회복돼 가격 상단을 눌렀다고 정리했다. 같은 호르무즈 이슈라도 운항 재개 속도와 재고 수준에 따라 해석이 갈린 셈이다.
정치·군사 보도는 더 복잡하다. AP는 전쟁 6개월 뒤 이란 정권이 무너지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삼았다고 보고하였다. 알리 하메네이 사망 여부를 둘러싼 보도는 엇갈려 기사 판단의 중심을 인물 서술보다 호르무즈 통제 상태와 에너지 비용 변화에 둬야 한다.
중국의 청정에너지 수출 확대도 확인됐다. 차이신은 중국의 7월 녹색에너지 수출이 전년 대비 51% 늘었고, 신에너지차 수출이 두 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전쟁이 이 증가를 직접 밀어 올렸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에너지 시장의 충격은 가격표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원유 선물 가격이 버텨도 운송 보험료, 항만 대기, 정제유 조달, LNG 계약 비용이 따로 움직일 수 있다. 수입국 입장에서는 배럴당 유가보다 실제 도착 비용과 정제 이후 제품 가격이 더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흐름은 원유 가격 하나보다 에너지 비용의 경로를 보는 문제다. 호르무즈 차질이 이어질 경우 이란 성장률과 에너지 수급 부담이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본지 보도처럼 전쟁의 시장 영향은 원유와 정제유, LNG, 재고, 운송 보험료를 함께 거쳐 나타난다.
앞서 금리와 유가가 같은 방향으로 오르면 성장주와 원자재, 안전자산의 가격 흐름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본지 보도도 있었다. 호르무즈 충격이 완전한 공급 중단으로 번지지 않았더라도 에너지 비용이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물면 위험자산 가격과 물가 기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현재 확인된 흐름은 전면 봉쇄가 아니라 제한적 복구 속 높은 비용이다. 호르무즈 통행과 페르시아만 수출 회복 정도, 원유·정제유 재고 소진 속도가 앞으로 에너지 비용을 가를 기준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