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8시 12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날 대비 1.35% 하락한 1억497만원에 거래되었다.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에서도 1.86% 내린 7만6691달러를 기록하며 이더리움은 0.77%, 엑스알피는 각각 2440.25달러와 1.34달러에 거래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 약 9895만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되었으며, 이 가운데 약 89.9%는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디지털자산 시장 전체에서는 4억1449만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동시에 확대된 가운데 나타났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7달러를 넘어섰고, 서부텍사스산원유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9%를 넘어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고, 달러 역시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생산자물가 또한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8월 P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지난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스왑 시장은 다음 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70% 반영하며, 10월까지 한 차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사실상 전부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브루수엘라스 RSM U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생산자물가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매파적 발언을 언급하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나타날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같은 환경은 단기적으로 위험자산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도 약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6월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긴장은 유가 상승과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원유 수송로의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했다.

워런 패터슨 ING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최근 긴장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차질로 이어질 경우 유가가 의미 있게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 강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디지털자산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엔화는 최근 달러당 153엔 안팎까지 강세를 나타내며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발표될 미국 CPI에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압력으로 확산됐는지가 확인될 경우 연준의 금리 정책 전망과 위험자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테파니 로스 울프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국채금리와 유가 내려갈 필요가 있다”며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올 경우 금리 상승과 위험회피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