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제안을 거부하며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미국 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이번 주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상황이다.

28일 오전 8시04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날 오전 9시 대비 0.37% 하락한 1억1443만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0.11% 내린 8만4231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0.46% 하락한 2678.49달러, 엑스알피(XRP)는 0.78% 내린 1.51달러에 거래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 약 2027만달러(약 275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약 58.2%는 숏(매도)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약 1억6550만달러(2317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비트코인 약세에는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제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을 거부했다. 이란은 7일 이내 해협을 다시 개방하겠다는 제안을 유지하면서 기존 조건을 완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협상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을 거부하면서도 이번 주 양측 간 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란 측도 미국의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상 난항에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아시아 시장 장 초반 1% 오른 배럴당 93.33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도 1% 넘게 상승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약세를 나타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이 물가 압력을 키울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장기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위험자산에는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금리를 추종하는 지표의 평균 금리는 지난주 4%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높은 시장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고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물가와 고용지표도 비트코인 가격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와 고용보고서 결과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달라질 수 있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불안한 상황에서 물가 지표까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경우 디지털자산 시장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재개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논의가 진전될 경우 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될 여지도 있다. 당분간 비트코인은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미국의 금리 전망에 영향을 받으며 8만4000달러대에서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70점(탐욕)으로 전날(74점) 대비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수록 매수 성향이 강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