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2023년 12월 29일에 발생한 대형 해킹 사건으로 63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탈취당했다. 이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자산 거래소에서 벌어진 가장 큰 재정적 피해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기타 규제기관은 코인베이스를 포함한 주요 수탁사들의 보안 체계에 대한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자산의 80% 이상을 관리하고 있는 코인베이스는 이번 해킹 사태에서 보안 시스템과 수탁 구조가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재조명하였다.

해킹 사건은 단순히 개인키 유출에 그치지 않고, 거래 승인 절차 자체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바이낸스 내부에서는 개발·운영(DevOps) 엔지니어 노트북이 침해된 뒤 내부 서비스에 접근해 무단 출금 거래가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바이비트는 외부 다중서명 지갑 서비스에서 거래 승인 화면을 조작해, 정상적인 거래로 보이는 화면을 통해 악성 거래를 승인하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비트겟 역시 외부 보안 제품의 취약점을 이용해 공격이 진행된 사례다.

코인베이스는 개인키 분산 관리와 자체 개발한 보안 소프트웨어를 주요 방어 수단으로 내세운다. 다자간 계산(MPC) 기술을 활용하면, 자산 이동에 필요한 개인키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 서로 다른 장치에 저장하는 구조로, 완전한 키가 한 곳에 모이지 않도록 설계된다. 이는 외부 업체를 통한 공격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거래 서명 과정에서 전체 키를 한곳에 모을 필요가 없게 만든다. 코인베이스의 핵심 소프트웨어는 자체 개발해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 데이터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지갑에는 약 95만9000개의 비트코인이 보관돼 있다. 현재 가격이 7만7000달러를 적용하면 이는 약 738억 달러의 자산을 의미한다. 또한, 코인베이스는 2023년 3분기 주주서한에서 기관 수탁 자산이 3000억 달러에 도달했으며 미국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자산의 80% 이상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수탁 규모가 확대될수록 내부 접근 통제와 거래 승인 검증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하지만, 코인베이스는 해킹 이후에도 완전한 보안 체계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부각된다. 2022년에는 해외 고객지원 직원들이 금품을 받고 고객 정보를 유출한 사건을 겪었으며, 회사는 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피해 대응과 고객 보상 비용을 1억8000만~4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개인키 유출이나 직접 탈취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의 보안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욱히, 미국 비트코인 ETF 자산이 코인베이스를 수탁사 또는 주요 수탁사로 지정한 경우, 해당 수탁사의 운영 장애나 보안 사고는 여러 ETF의 자산 이동과 환매 절차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순히 한 수탁사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ETF 투자자 자산이 자동으로 손실 처리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영향은 계약상 보호 장치와 자산 분리 보관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사태는 코인베이스가 자체 수탁 체계를 운영하며 일부 운용사가 복수 수탁사를 확보해 위험을 분산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