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가격이 8만3000달러 부근에서 매도벽을 넘지 못해 7만9000달러선에서 약세를 보이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오전 8시13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날 오전9시 대비 1.45% 하락한 1억782만 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1.34% 내린 7만9116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0.93% 하락한 2486.78달러, 엑스알피(XRP)는 2.09% 내린 1.39달러에 거래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 약 5047만 달러(679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약 72.8%는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약 1억9156만 원(2682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8만3000달러 부근의 강한 매도벽을 넘지 못하면서 상승세가 둔화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의 지갑 규모별 축적 추세 점수(Accumulation Trend Score)는 전체 투자자 집단에서 0.37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전반적인 순매도로 전환한 것은 지난 6월 초 이후 처음이다.

축적 추세 점수는 지갑 규모와 최근 15일 동안 취득한 비트코인 규모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매집 움직임을 측정하며, 1에 가까울수록 매집 성향이, 0에 가까울수록 매도 성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특히 1000BTC 이상을 보유한 고래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3개월 동안 대부분의 투자자 집단에서 나타났던 비트코인 매집 흐름이 반전된 것이다.

중동 긴장에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재부각
거시경제 환경도 비트코인에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7일 한때 배럴당 98달러를 넘어섰다. 8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2.66달러로 1.3%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약 60% 오른 상태다.

미국이 주말 동안 이란 선박을 공격한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관리하기 위한 오만과의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오만 해안 인근을 운항하는 선박이 공격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원유 공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자산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경우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거나 높은 금리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프 유(Geoff Yu) BNY 수석 매크로 전략가는 “시장은 연준의 블랙아웃 기간을 앞두고 포지션을 조정할 것”이라며 “연준이 매파적으로 돌아설 위험이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며 채권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오는 11일 예정된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핵심 변수로 꼽힌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71점(탐욕)으로 전날(73점) 대비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수록 매수 성향이 강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