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혜연 기자)
지난 30일, 미국의 보안 연구진이 타원곡선 암호를 공격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두 가지 핵심 결과가 발표되면서 디지털자산계에 대한 기존 믿음이 흔들려지고 있다.
첫 번째 논문은 ‘타원곡선 이산로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준지수 시간 알고리즘을 소개한다. 보안·프라이버시연구소 연구진이 공개한 ‘A Subexponential Time Algorithm for Elliptic Curve Discrete Logarithm’(Subex)이라 부르는 이 방법은 기존의 폴라드 로(Pollard’s rho)와 달리다. 폴라드 로는 키 길이가 늘어질수록 지수적으로 계산비용이 증가하는 구조이다. 반면, Subex는 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타원곡선 이산로그 문제에 대해 준지수 시간 내 해결 가능성을 제시한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이 알고리즘이 현재 사용되는 secp256k1, NIST P‑256, Ed25519 등 주요 곡선에서 효율적이라고 보였다.
두 번째 결과는 양자컴퓨터가 타원곡선을 공격하는 비용이 크게 줄어졌다는 것이다. 기예메(Charles Guillemet) CTO는 ‘ECDSA.fail’이라는 공개 벤치마크를 언급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이겐랩스(Eigen Labs)가 지난 5월부터 운영해 온 것으로, 참가자들은 쇼어(Shor)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키를 찾는 회로 설계 경쟁에 참여한다. 현재까지 17일 기준으로 147개 참가자가 1589건의 회로를 제출했으며, 다수 참가자는 AI 코딩 에이전트를 이용했다.
분석적으로 이 연구가 의미하는 바치는 양자회로 비용 추정치가 구글이 발표한 수치를 약 70 % 낮췄다는 점이다. 구글은 타원곡선 회로를 실행하기 위해 29억9000만 큐비트가 필요하다고 추정했으나, 연구진은 같은 조건에서 9억1000만까지 내려왔다. 즉, 기존에 비트코인 보안이 견고하다고 여겨지던 타원곡선 암호 체계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함에 따라 그 안전성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기예메 CTO는 이 연구가 현재 사용되는 암호체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양자컴퓨터가 아직 완전한 하드웨어를 갖추지 않은 상태임을 지적하며, 비트코인과 같은 현존형 디지털 자산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낮다는 점을 재차근하였다. 그럼에도 두 연구는 양자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여주며, 암호 개발자와 보안 담당자에게 긴급한 대응을 촉구한다.
(블록미디어 이혜연 기자)